강남 : 기술로 완성된 '비즈니스 도시형 무인 편의점'
강남역 근처, 퇴근 인파가 몰리는 저녁 7시. 번화한 거리를 걷다 유독 조용한 유리 상자가 눈에 들어왔어요.
내부가 훤히 보이는 그곳은 무인 편의점이었고, 마치 미래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반짝이는 조명과 정갈한 선반이 인상적이었어요.
입구에 다가가자 자동문이 ‘삑’ 하며 열렸고, 동시에 천장 카메라가 저를 스캔하더니
“어서 오세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죠?”라는 음성 안내가 들리더라고요.
약간 당황했지만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어요
뭔가 격려를 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요? 선반마다 작은 디스플레이가 설치되어 있었고,
내가 상품을 집는 순간 바로 가격과 유통기한, 관련 상품까지 화면에 뜨는 게 정말 신기했어요.
예를 들어, 저칼로리 요거트를 들면 “같이 드시면 좋은 고단백 바”라는 안내가 나오는데 괜히 궁금해서 또 집게 되더라고요.
결제는 더욱 신기했어요 ! 계산대도 없고 점원도 없는데 출구에 서기만 하면 자동으로 상품을 인식하고
핸드폰 앱에서 결제가 이루어졌어요.
영수증은 문자로 도착!
줄 설 필요도 없고 아무와도 눈 마주칠 필요 없다는 게 이렇게 해방감이 들 줄이야
홍대 : 개성을 담는 '셀프 커피 공방'
홍대는 언제나 문화와 창의성이 뒤섞인 공간이죠 그런 동네답게 무인 카페도 일반적이지 않았어요
'DIY 라떼 연구소'라는 이름부터가 흥미를 끌었고
내부에 들어서니 파스텔 톤의 벽과 조용히 움직이는 커피 로봇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처음엔 살짝 어색했지만 키오스크에 ‘나만의 음료 만들기’라는 메뉴가 뜨자 본격적으로 신이 나더라고요
우유, 오트밀크, 두유 중 선택하고 샷 강도 시럽 종류까지 고를 수 있었어요
선택할 때마다 화면에서 컵 색깔이 바뀌는데 그런 시각적인 피드백이 귀엽고 재미있었어요
주문을 마치면 로봇 팔이 등장해 커피를 뽑기 시작하고 3분쯤 후 작은 트레이에서 음료가 툭 나와요
컵 뚜껑에는 QR코드가 붙어 있는데 스캔하면 그날 날씨와 분위기에 맞춰 선곡된 BGM을 들려주는 기능도 있었어요
저는 흐린 날씨에 방문을 해서 잔잔한 피아노 음악이 재생됐는데 카페 전체 분위기와 너무 잘 어울렸어요
사람이 없어도 ‘내 기분을 알아주구나’라는 느낌이 이상하게 따뜻하게 다가왔어요
내 취향이 반영된 음료와 나만을 위한 음악
홍대 무인카페는 ‘혼자서 분위기 즐기기’에 딱이었답니다
여의도 : 바쁜 직장인을 위한 '속전속결 스마트 그로서리'
마지막 방문지는 여의도!
직장인들이 점심시간마다 몰리는 그 장소, 바로 무인 도시락 매장이었어요
길거리 푸드트럭처럼 생겼지만 안에는 엄청나게 정돈된 자동화 시스템이 들어 있었죠
입장하면 가장 먼저 인기 메뉴 히트맵이 눈에 띄어요.
“오늘 인기 1위: 닭가슴살 샐러드”
“2위: 유부초밥 세트” 이런 정보가 실시간으로 보여서 고르기가 훨씬 쉬웠어요
저는 직장인들 틈에 섞여 그 유명한 유부초밥을 골랐어요
상품을 들고 출구 쪽으로 향하면 내가 어떤 걸 집었는지 자동으로 인식이 되어서 따로 바코드를 찍지 않아도 되고
포장도 자동으로 진행되니 정말 속전속결 ! 초스피드 !!
단 5분 만에 식사가 끝났는데도, 전혀 바쁘거나 급한 느낌이 없었어요
오히려 그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나게 효율적인 루틴을 소화한 느낌이었달까요?
더 놀랬던건, 사용한 용기를 회수함에 넣으면 탄소 포인트가 자동으로 적립돼요
주변 회사 직원분들은 시스템이 같이 연결되어 회사별로 친환경 랭킹까지 나온다네요
괜히 경쟁심 생기고 은근히 보는 재미도 있었어요
강남에서는 빠른 기술이, 홍대에서는 감성이, 여의도에서는 효율이 각자의 방식으로 삶을 편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어요
세 곳 모두 사람은 없었지만 ‘나를 위한 배려’가 곳곳에 숨어 있었어요
무인상점이 단순한 자동화 시설이 아니라 내가 중심이 되는 소비 공간이 되어간다는 걸 피부로 느낀 하루들이었어요
다음엔 밤에만 문을 여는 무인서점이나 무인사진관도 체험해 보고 싶어요
혹시라도 거리에서 반짝이는 키오스크가 눈에 들어온다면 망설이지 말고 한 번 문을 열어보세요
아주 특별한 경험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